2026-06-10

AI가 있어도, 당신은 똑같이 쓰레기 제품을 만든다

Lovable이 며칠 전 꽤나 잔칫집 분위기의 데이터 리포트를 냈다. 제목은 《A First Look at the Build Economy》. 플랫폼에서 누적 5000만 개의 프로젝트가 만들어졌고, 월 방문 7.2억 회, 만든 사람의 80%는 기술 배경이 없으며, 35%는 이미 돈을 벌기 시작했다고 한다. 공식 입장은 이렇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경제 — Build Economy — 의 시작이라고.

꽤 고무적이다. 그래서 나는 리포트에 없는 나눗셈을 하나 해봤다. 7.2억 나누기 5000만 — 프로젝트 하나당, 한 달 평균 14회 방문.

14회가 어떤 숫자인가 하면, 자기 프로젝트를 자기가 열어서 이것저것 고치는 횟수만 해도 한 달에 14번은 넘는다. 트래픽이 상위 극소수 프로젝트에 쏠려 있을 게 뻔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 평균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대다수 프로젝트의 실제 방문 수는 사실상 0이라는 것. 5000만 개 중 대부분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무언가다.

거칠게 말하면, 쓰레기다. 내려다보며 하는 말이 아니다 — 나도 출시하자마자 가라앉아 방문자 한 명 못 기다려본 걸 내놓은 적이 있다. 이 말은 나부터 찌르고 시작하는 거다.

쓰레기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결정되는 것이다

한 제품이 쓰레기가 되는 건 대개 첫 줄의 코드가 나오기도 전에 정해진다. 그 문제를 진짜로 가진 사람이 없거나, 가진 사람은 이미 더 손에 익은 해법을 쓰고 있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사용자 단 한 명에게도 물어보지 않았거나. 이 모든 게 ‘만들기’ 전에 일어난다.

예전에는 이런 프로젝트가 대부분 도중에 죽었다. 기술 장벽이 쓰레기의 천연 브레이크였던 셈이다 — 완성을 못 하니 아무도 못 보고, 세상은 그만큼 조용했다. 지금은 AI가 그 브레이크를 뜯어냈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요구사항도 군말 없이 다 받아주고, 심지어 꽤 예쁘게 만들어준다.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예전엔 일 년에 쓰레기 하나를 겨우 짜냈다면, 지금은 한 달에 다섯 개를 출시할 수 있다.

쓰레기는 언제나 쓰레기 같은 결정이 만든다. AI는 이 인과의 사슬을 바꾸지 않았다. ‘결정’에서 ‘완성품’까지의 거리를 반년에서 한나절로 압축했을 뿐이다.

”만들 수 있다”는 더 이상 아무것도 걸러내지 않는다

어제 Anthropic이 Fable 5를 발표했고, 능력치는 또 한 단계 올라갔다. Karpathy는 얼마 전 Sequoia 강연에서 바닥이 올라가고 있다고, 누구나 무엇이든 vibe code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옳다. 다만 이 말에는 아무도 입에 올리기 싫어하는 따름정리가 하나 붙는다.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되면, ‘만들어냈다’는 더 이상 그 어떤 의미의 성취도 아니다.

예전에는 굴러가는 제품 하나를 완성하면 최소한 실행력은 증명됐고, 그것만으로도 수많은 사람이 걸러졌다. 지금 그것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다 — 실행력은 빌려 쓰는 것이 됐다. 월 20달러에.

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자리를 옮겼을 뿐이다. AI가 당신 대신 답해줄 수 없는 질문들 쪽으로. 누구의 문제인가? 그 사람은 지금 어떻게 버티고 있는가? 그가 갈아탈 거라는 걸 당신은 어떻게 아는가? 이 세 질문 중 코드가 필요한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 5000만 개 프로젝트의 대다수는, 단 하나도 답해본 적이 없다.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부분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은 사실 지독하게 정직하다. 실제 사용자 열 명을 찾아가 이야기하기 싫은 건, “필요 없는데요”를 듣는 게 무섭기 때문이다. 검증을 건너뛰고 바로 만들기 시작하는 건, 무언가를 만드는 쾌감이 거절당하는 아픔보다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AI는 여기서 인간 본성을 바꾸지 않았다. 본성을 따라 흘러갈 뿐이다. 당신이 검증을 피하고 싶어 하면, AI는 더 매끄러운 도피로를 건네준다 — 24시간 안에 당신은 “나 지금 제품 만들고 있어”라는 충만함으로, “아무도 안 원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빈틈없이 덮어버릴 수 있다. 생산성 도구이자, 동시에 세계 최고의 회피 도구.

그럼 돈을 벌고 있다는 그 35%는? 리포트에 한 번 더 읽어볼 만한 문장이 있다. “사람들이 무엇을 만드는지를 가장 강하게 예측하는 변수는, 그들이 원래 하던 일과 원래 알던 것이다.” 번역하면 이렇다. 돈을 번 사람들의 우위는 AI를 잘 쓰는 게 전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몸으로 우려낸 문제를 들고 입장했다는 것이다. AI는 그저 코드 짤 줄 아는 공동창업자를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되게 해줬을 뿐이다.

판단

AI 시대에 가장 먼저 가치가 떨어진 능력은 실행이다. 두 번째로 떨어지는 건, 실행으로 생각하지 않음을 가리는 능력이다 — 예전엔 이 수법이 통했다. “그래도 만들어내긴 했잖아”는 언제나 성취처럼 들렸으니까. 이제는 안 통한다.

제품을 만드는 일의 분수령은 “만들 수 있느냐”에서 “안 만들 용기가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손을 움직이기 전에 그 불편한 질문들에 먼저 답할 용기가 있는가. 하나의 아이디어를, 그것이 5000만분의 1이 되기 전에 제 손으로 죽일 용기가 있는가.

제조 비용이 0에 수렴한 뒤, 당신이 진짜로 쓰는 것은 단 하나만 남는다. 자신의 판단력. 쓰레기의 반대말은 명품이 아니다. 절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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